2024.05.11 (토)
두얼굴ㅡ
평상밑에 쪼그리고 앉은
고양이가 낙숫물을 지켜보며 눈만 껌뻑이는
아침,
오는둥 마는둥 게으른 봄비가 성가신지
대문앞 향나무 위를 오르락 내리락 참새 한쌍이 시끄럽게 모잘대며 날개를 턴다.
갈것인가 말것인가
미심쩍은 생각에 연신 하늘만 쳐다본다
단석산 봄맞이 초대장이
비에 촉촉히 젖었다
텃밭 농작물엔 더없이 고마운 비건만
산행 벼른 노객에겐 반갑잖은 불청객이라
와도 그만 가도 그만
핑계도 많고 탈도 많은 세상
빗물이 버거운 앵두꽃이
비틀린채 힘들게 버텨내고 있다
세상사 運이란 게 때를 잘 타야 하는법
요행은 본래 내것이 아닌 것을
기웃대고 탐하지 마라
글쓴이 정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