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서울시 곳곳에 남아있는 일제강점기 잔재를 없애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서울시는 국세청 별관 건물을 철거하고 그 터에 시민을 위한 시민광장을 조성하고, 국치 터를 광복을 기억하는 터로 바꾸기 위해 ‘거꾸로 세우는 동상’ 설치 등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는 먼저, 본래 1937년 덕수궁 궁역을 축소하여 그 자리에 조선 총독부 체신국 청사로 지어진 국세청 남대문 별관 건물은 철거하고 그 터를 시민에게 돌려준다. 시는 국세청 별관에 가려져 있던 서울시의회와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대성당의 모습이 드러나고 덕수궁과 서울도서관 등 세종대로 일대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오는 20일(목) 오후 3시, 국세청 별관 임시광장에서 시민광장 개장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박래학 서울특별시의회 의장과 부의장을 비롯해 성공회 김근상 주교, 광장인근 상인대표, 서울시의회 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며,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성악과 교수인 테너 하만택과 광장에 남은 기둥 23개와 같은 수인 23인의 퍼포머들이 행사를 축하하고 대지의 춤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국세청 별관 철거 후 이 곳의 지상부에는 광장, 지하부에는 덕수궁 지하보도와 연결되는 시민문화공간을 조성을 위해 현상설계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8월 22일(토) 한국통감 관저터에 하야시 곤스케‘거꾸로 세운 동상’설치>
1910년 8월 22일 조선 통감부 관저터에서 한일합방 조약이 체결 된지 105년 만인 22일(토) 서울시는 남산 북쪽 기슭 한국통감관저 터에 남아있던 일본 공사 하야시 곤스케 동상의 흔적을 이용해 새 표석을 세워 시민에게 공개한다.
새로운 표석인 ‘거꾸로 세운 동상’은 1904년 한일의정서와 한일협약, 1905년 을사늑약 체결에 앞장서며 남작 작위까지 수여받았던 하야시 곤스케 동상의 판석 3점을 활용하여 제작됐다.
서해성 예술총감독은 “일제가 남긴 것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것으로 남산 기슭에서 방치되었던 동상 잔해를 모아 거꾸로 세우고 아랫부분에 오석(烏石)을 배치하여 ’남작하야시곤스케군상‘ 글자를 읽을 수 있도록 했으며, 욕스러움을 잊지 않겠다는 불망의 거울로 만들어 내고자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으며, “시민들로 하여금 경술국치의 치욕을 기억하고 광복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기 위해 설치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한편, ‘거꾸로 세운 동상’ 설치를 기념하여 오는 22일 오후 3시에 서해성 예술총감독 및 현대사학자 한홍구(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가 진행하는 ‘거꾸로 선 역사’ 거리 강연이 현장에서 진행된다.
남원준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서울시는 시민과 함께 하는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뿐만 아니라, 과거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데도 힘을 쏟았다” 며 “국세청 별관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릴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하며, 이번 주말에 남산을 찾아 경술국치의 아픔을 기억하고 광복70년의 기쁨을 기억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고 말했다.
성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