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폐교 위기의 학교가 전국에서 전학 오려는 학생들로 인기 있어
대구가창초등학교(학교장 이상근)는 대구 가까이에 있는 전형적인 농촌 학교이다. 한때는 전교생이 1,300여명 넘기도 했지만 4년 전에는 전교생이 46명까지 급감하면서 폐교 위기까지 맞게 되었다. 가창면 일대가 대부분 그린벨트 지역이고 생활하기 불편한 점이 많아서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하나둘씩 이사를 가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2. 사교육이 필요 없는 행복학교 교육 프로그램 운영
이처럼 학부모들이 가창초등학교에 자녀를 전입학 시키려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다른 공립학교와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몇 가지 운영하고 있다. 그 첫 번째는 사교육이 필요 없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다. 이상근 교장은 2012년도에 부임하면서 ‘가창행복학교 프로젝트’를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이미 지역교육청 및 대구시교육청에서 11년이나 근무하였고, 외국의 한국국제학교에서 3년간 근무한 경험이 ‘가창행복학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는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방과후학교 운영이다.
가창초등학교의 방과후학교는 학생들이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입학해서부터 졸업할 때까지 학년성과 영역을 고려한 프로그램들이 세트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사교육을 경험하게 되는 대표적 교육 프로그램을 엄선하였는데, 영어, 중국어, 바이올린(리코더, 단소),한자, 컴퓨터, 택견, 국악, 음악줄넘기 등이다.
세 번째는 자신의 꿈과 끼를 발굴하는 가창 달인제를 운영한다.
가창달인제는 초등학교에서 목표를 가지고 배우게 할 대표적인 과목을 8가지 선정하여 다양한 학교 교육활동 등을 통해 즐겁게 배우도록 꾸며져 있다. 달인종목은 인문영역(영어, 중국어, 한자), 공학영역(컴퓨터), 예술영역(바이올린, 단소, 리코더), 체육영역(음악줄넘기, 택견)등을 선정했다.
네 번째는 자연과 함께 즐기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학교를 만들고 있다.
가창초등학교는 1교시 수업을 9시20분으로 늦추고 아침 운동시간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등교하면 곧바로 운동장에 모인다. 학생들과 선생님이 함께 운동장 주변을 걷기도 하고(애향단 건강 걷기, 월?금)와 줄넘기줄로 운동하다가 학년별로 단체 줄넘기를 하기도 한다(음악줄넘기, 화?수?목). 아침 운동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활력을 주고, 학습 능률 향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3. 전국 최초의 학부모협동조합 운영
가창초등학교에는 다른 학교에 없는 독특한 학부모 조직이 있다. 바로 ‘가창학부모협동조합’이다. 최근에 각 지역별로 결성된 교육협동조합을 학교 안에서 추진하도록 하였고,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학부모협동조합의 운영규정까지 별도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협동조합은 주로 학년별로 활동하고 있으며, 각 학년별 조합장, 부조합장, 간사들이 모여 전체 가창초등학교 학부모협동조합을 구성하고 있다. 자녀가 전입학하면 자동으로 협종조합원 자격을 취득한다.
4. 다른 학교들도 행복학교 만들 수 있을 듯
가창초등학교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인기 있는 요인은 사교육이 필요 없는 행복학교 프로그램에 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그런데도 왜 가창초등학교만 주목을 받을까?
이상근 교장은 “결국 중요한 것은 학부모, 학교, 지역사회가 교육공동체로서 신뢰관계를 확보하여야 하는 것이고, 학교장이 바뀌더라도 자녀들이 다니는 6년간은 지속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을 줘야 된다.”고 하였다.
서성수기자